봄이 오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그리고 몸으로 느끼는 것도 있다

따뜻하고 시원한 공기, 생명들의 움트림, 꽃이 피고, 새들이 날아오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귓전을 간지럽힌다

 

누군가 누구인 지는 모르지만 추위와 움츠림에서 기지개 켜고 밖으로 밖으로 나오라고 손 짓 한다 유혹의 계절이다
유혹을 받고 싶은 계절이다.

 

봄 소풍,

 

계절에 응답하는 정겨운 자연과 대화하고 느끼는 환희의 이벤트.

어릴 적 우리는 몹시나 기대하고 미리부터 즐거웠던 봄 소풍. 

봄날의 기운을 만끽하는 것이 자연과의 헤어짐에서 만남으로 다시 가는 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냥 즐겁고 기대되어 혹시 비 오면 어떡하나 하는 심정으로 소풍 전날을 보내던 생각이 난다

 

봄 소풍은 밖으로 나감.  자연과의 만남과 동시에 풍성한 먹을 것을 가져다 주었다 김밥. 어렸을 때는 도시락이 변변치 않았고 도시락을 못 싸 오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다 먹을 것이 부족한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소풍 때는 특별히 먹을 것을 많이 짊어지고 걷는 데 발걸음이 가벼웠다.

니꾸사꾸 백팩 배낭 누구 것이 큰가 먹을 것이 많은가 무엇이 들었나 꽤나 궁금했다. 부모님께서 바리바리 김밥, 음료수 콜라, 과자, 빵등 그날만은 어려움 속에서도 챙겨 주셨다 어떤 아이들은 서글프게도 그렇지 못해 우울한 소풍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소풍은 먹을 것이 많아 나누어 먹기도 하고 산이나 들 고궁, 능등에서 자연과 함께 뛰어 놀 수 있었다. 함께 모여서 게임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게임이란 게 장기자랑, 노래 부르기 같은 것들이다 편을 가르고 놀기도 했다 보물 찾기도 하고 즐겁고 맛있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소풍은 자연과 함께 먹고, 마시고 즐겁게 노래하고 웃고 즐기는 하루. 그 봄날의 하루는 아이들에겐 금쪽같은 아무리 재미있게 놀아도 부족한 보내고 싶지 않은 날이었다.


그래서 몇 안 되는 초등학교 추억 중의 하나가 소풍이다. 지금도 앨범의 한구석엔 소풍날의 사진이 있다
 

봄날의 기운은 아이 어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바람을 불어 넣는다 어쩔 수 없는 자연이 속삭임이며 요구하는 공감이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아 주"  어쩌다 생각나는 노랫말. 봄과 함께 들뜬 마음을 자연과 동일시 내가 즉 꽃이 되어 나도 피고 자연과 만나듯이 인연과도 만날 수 있는 열려 있는 봄날이다. 그래서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계절이다.
 

맛있는 것 준비해서 자연과 함께 할 곳으로 상쾌한 봄날의 기운을 맞으러 나가고 싶다.

그것이 봄바람의 유혹이더라도 자연에 어쩔 수 없이 인간적으로 동화되는 데 자연스럽고 싶다 억지로 피해 갈 이유가 없다

그저 봄의 기운에 나를 싣고 그 기운을 내 가슴속에서 피어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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