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연등 행사등은 엊그제로 끝났다 대학 불교 동아리에서는 연등 행렬에 참가도 하고 같이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새겨 본다
대학 연등행사 기억이 난다 연등을 만들고 앉아서 부처님을 생각하던 그 시절 즐거운 추억이다. 졸업한 이후로는 연등행사에 참석해 본 적이 없다 절에는 휴일에 놀러 가면서 절이 있는 곳 근처로 가면 절에 들러 구경하고 부처님 한번 뵙고 오는 것 뿐이다.
모두 다 잃어 버리고 사는 게 뭔지 이리 저리 채이고 넘어 가면서 또 그렇게 즐기고 때로는 슬퍼하고 기뻐하고. 온갖 세상 사람들이 겪는 희로 애락을 스치면서 빠져 들면서 이제는 마치 다 알았다는 듯이 집착을 버려야지 한다
그런데 세상의 희로애락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마음은 그래도 현실은 안 그렇다 즐길 것이 있으면 즐기는 데 집착하고 즐길 것이 있으면 찾아가고 슬픈 것은 피하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은 보려고 하고 미운 것은 미움이 쉽게 없어지지 않고, 좋아하면 좋아 할 수록 더 빠져든다.
생각과 행동의 일치는 더욱 어려워 지는 것 같다. 버려야 하는 데 버리지 못하는 것은 내 욕심이다
본디 내것이 아닌 줄 알아도 지금 내 수중에 있으면 내것이다
삼계화택에 있어도 내 것 네 것이 있고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다
탐진치가 만들어 냄을 알아도 깨닫고 행동하지 않으면 탐진치가 지배한다
그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도 의미 있는 것으로 여기고 때론 가꾸고 전달한다
마치 세상의 섭리, 삶의 원칙이라도 되듯이.
부처님은 왜 오셨나?
세상 만물을 구제하려고 세상 사람들에게 삶의 본질을 이해 시키려고 그래서 불 밝히고 무명에서 벗어나 중생들이 모두 해탈 성불하여 불국토의 세상을 만들려고?
부처님의 오신 뜻은 불 밝힘이다
불 밝힘은 세상으로 하여금 눈 멀지 말고 보라는 의미다
똑바로 보지 못함은 집착과 무명으로 세상이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헤쳐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가르침이 필요하다
탐진치,집착,무명을 제거하는 방법을 부처께서는 오계,육바라밀,팔정도를 통해 제시 해 주셨다. 하나하나 세세하게 가르침을 주셨다.
누구나 할 수 있도록. 그러나 그것 중 하나도 쉬운 것은 없다.
그래도 그것들이 집착과 무명,탐진치를 넘어서는 길이다.
그래서 늘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정돈하여야 한다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
지금 내 손에 눈앞에 있는 것이 본래 없는 것이라고 알 수 있을 때 또 본래 없는 것이 내 앞에 있는 것이 바로 세상이라는 것.
세상은 내가 있기에 있고 내가 없으면 없는 것 있고 없음이 둘이 아니라는 것 본래 다름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때
조금은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달음이 있으면 그 역시 무명으로 또 들어 간다
어찌 깨달음이 진리라고 할 수 있겠는가
깨달음도 깨닫지 못함과 같음을 알아야 한다
깨달음도 한낮 무명에 불과하다 본디 깨달음도 없을지도 모른다.
부처님 오신 날 가장 큰 행사는 연등 행렬이다
불 밝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오신 뜻이다
그 밝은 불 빛 아래서도 오로지 어둠만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
삼계화택,탐진치,집착의 어둠은 전쟁,살육,기만,폭력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불 밝혀야 한다.
부처님 오신 날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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